Wednesday, 29 June 2011
세상에서 가장 긴 동굴, Mammoth Cave (Kentucky)
미국 켄터키 주에 맘모스 (Mammoth Cave)라고 불리는 동굴이 있다. 동굴은 그 길이가 무려 590 km, 거의 한반도 (1100 km)의 반 정도 길이다. 세계에서 가장 길다고 한다. 사진은 동굴의 메인 입구다. 입구에 가까이 가면 벌써 공기가 현저히 차가와져 옷을 한 장 더 걸쳐야 한다.
시간 관계상 그리고 애들 때문에 우리는 두 시간짜리 짧은 투어를 택했다. 이 투어의 입구는 메인과 달리 크기가 거의 구멍 수준이다.
동굴 입구에서 출발하여 좁은 구멍을 통과하고 가파른 계단을 타고 거의 80 미터 아래까지 내려 갔다.
동굴 속에는 이렇게 돔 형태의 큰 공간들이 있었다. 아주 오래 전 원주민들이 이런데서 살지 않았을까? 실제로 동굴에서는 원주민들이 쓰던 슬리퍼, 횃불 같은 물건들을 아직까지 찾아 볼 수 있다고 한다.
바위돌 틈새로 물이 스며들면서 석회암이 조금씩 녹아 내리기 때문에 종유석이 생긴다고 한다. 엄지 손가락 만큼 종유석이 자라기까지 이, 삼백년이 걸린다고 한다.
앞으로 십년 후 아이들과 다시 이 곳을 찾아 오기로 약속했다. 그 때는 여섯 시간 짜리 투어를 할 수 있으려나... 동굴안에서 보트를 타고 구경한다는 투어도 다음엔 꼭 해보고 싶었다. 왠지 이번 로드 트립은 맛뵈기라는 느낌이 든다. 다음엔 더 오래 시간을 잡고 더 천천히 여유있게 즐기고 싶다. 아마 애들 다 키워 내보내고 은퇴 후가 되겠지.
세인트 루이스 (st. louis, missourie) : 내가 도시를 세운다면 이렇게!!
도시 세인트 루이스를 관광객으로 접하면서 놀란 것은 참으로 많은 것이 무료라는 사실이다(어떤 인터넷 싸이트에서는 60여 가지의 관광명소/체험장소가 무료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동물원, 미술관, 역사 박물관, 사이언스 센터, 조각 박물관 등등이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가뿐한 마음으로 유유히 동물원을 입장했다.
다운타운 두 블럭은 시티 가든으로 이뤄져 있다. 시민들이 가든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기도 한다.
시티 가든에는 여러 형태의 분수대가 있고 누구든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물줄기 사이로 달음박질하는 아이들, 데이트하는 연인들, 오랜만에 여유를 즐기는 부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실 시티 가든의 진정한 주인공은 군데군데 설치된 조형물이고 가든이나 분수대는 그저 배경에 불과하다.
세인트 루이스의 게이트웨이 아치 (gateway arch)는 미국의 서부 개척 역사의 정신을 형상화한 건축물로 높이가 192 미터에 이른다. 미국에서 가장 큰 건축물이라고 한다. 1963년 공사를 시작해 1967년 부터 대중에게 공개하기 시작했다.
다운타운 쪽에서 보이는 게이트 아치 모습이다.
트램을 타고 아치 정상에 위치한 관측센터에 갈 수 있다. 다섯명이 탈 수 있는 작은 차칸 여덟개로 트램은 이뤄져 있다. 비좁고 불편한 구조지만 차칸 디자인은 우주선 느낌이 든다.
관측센터에서 도시 전경을 볼 수 있다. 고소 공포증이 있는 나는 도저히 창문에 얼굴을 갖다댈 수 없었다. 애들은 열심히 구경했다.
Friday, 24 June 2011
토네이도처럼 캔사스를 통과하다
미국이든 캐나다든 끝에서 끝으로 가고자 할 때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지역이 프레이리 (prairie), 대초원지대일 것이다. 콜로라도를 떠나 지나가는 캔사스 주가 여기에 속한다. 사방을 둘러봐도 산 하나 없이 그냥 끝도 없는 평지다. 면적으로 치면 남한의 딱 두 배인 땅이 그냥 납작한 평원인 게다. 오죽하면 별명이 "팬케잌 주" 일까.
캔사스 주는 밀을 주로 생산한다. 1990년엔 전 세계 인구에게 빵 여섯 덩어리 씩을 돌려도 될 만큼의 밀을 생산했다고 한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여섯 시간 동안 끝없이 펼쳐진 밀밭을 보았다. 고장난 영사기 덕에 필름이 계속 돌아가는 듯한 착각이 드는 풍경.
캔사스 주 끝에 와서 점심을 먹고자 들른 차이니즈 레스토랑. 그저 그런 맛. 밴쿠버 차이니즈 음식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말이 맞는 갑다. 밴쿠버에서 먹던 맛에 비하면 유치한 수준이다.
다 먹고 열어 본 fortune 쿠키 안에서 발견한 글귀, "동쪽으로의 여행을 통해 큰 보상을 얻을지라." 동쪽으로 가고 있는 우리에게 참으로 반갑고도 유쾌한 글귀가 아닌가. 식구 모두 놀라워하며 법석댔다.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어린 딸이 묻는다.
....우리가 지금 동쪽으로 가는 거야? ...
아, 이 딸의 질문은 철학적인 것인가 지리학적인가? 잠시 헷갈린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단 말인가.
캔사스 주 캠핑 장에서 머문 캐빈이다. 엉클 톰이 살았을 그런 분위기의 작은 오두막집. 그 안에 통나무 침대와 책상, 의자가 전부다. 너무나 간촐하고 불편할 수 있는 장소지만 숙면은 절대 보장된다. 이상하게도 이런 장소에서 자고 난 아침이면 그렇게 개운하고 상쾌할 수 없다. 오성급 호텔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개운함. 자연과 가깝기 때문일까.
Thursday, 23 June 2011
한 남자의 열정과 Colorado National Monument
콜로라도에 그랜드 정션이라는 도시가 있다. 그 안에 위치한 거대한 산줄기가 콜로라도 내셔널 마뉴먼트다. 이 산은 특이하게도 정상이 평지인데 크기로서는 세계 최고라고 한다.
산줄기를 따라 도는 드라이브가 40분 정도 걸린다면 크기가 짐작될 것이다. 드라이브 곳곳마다 입이 딱 벌어지는 장관이 펼쳐져 있다.
이 공원은 1911년 설립됐는데 그것이 실현되기까지 한 남자의 거대한 비젼과 열정이 있었다고 한다. 그의 이름은 존 오토. 이 산에 살던 그는 그 자연 경관에 매료되어 홀로 트레일을 만들기 시작했단다.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이라고 보통 사람들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을 때 오토는 작지만 첫 발자욱을 내디딘 것이다. 그의 행적이 언론과 여론을 감동시켜 이곳을 국립공원으로 만들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와~우. 감탄사가 절로 나는 이 장관 앞에서 존 오토에게 감사할 수 밖에 없었다. Thank you, Mr. Otto.
몰몬교, 쏠트 레이크, 젤로- 합하면 유타 주
6월 20일, 유타 주에 도착했다. 몰몬 주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처음 이 지역에 정착한 이들도 몰몬교인들이었고 현재 인구의 반이상이 그들이다. 몰몬 교회 건물 안에 들어가 한 번 둘러 보고 싶었으나 비도 오고 추워서 포기했다. 40년 걸려 완성했다는 교회 바깥에서 한 컷 찍는 걸로 오늘 관광을 마쳤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젤로를 소비하는 곳? 바로 유타 주다. 그 이유가 뭘까? 흠. 별로 머리를 쥐어 짜고 싶지는 않다.
그 외에도 유타가 최고를 자랑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최고의 고등학교 졸업률과 최고의 취업률. 안정적이란 느낌이 확 든다.
유타 주에 있는 동안 비협조적인 날씨 덕분에 관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쏠트 레이크도 시간 관계상 들리지 못하고... 쏠트 레이크는 이름이 말해주듯 염도가 높은데 바다보다 3-5배라고 한다. 이 호수엔 물고기는 전혀 안 살고 새우만 산다고 한다. 떠나는 날 아쉬워서 차창 밖 정경을 찍었다.
유타를 배경으로 찍은 영화들이 꽤 있다. 쎌마와 루이스, 인디펜던스 데이, 포레스트 검프 등등. 사진은 san rafael swell이라는 곳이다. 왠지 영화 어디선가 나왔을 포스가 확 풍긴다.
San Rafael Swell 아래로 내려가 짧은 탐험을 즐기는 딸래미들.
Wednesday, 22 June 2011
달 분화구와 얼음 동굴 (6월 17일)
아이다호 주에서 Craters of the moon (달 분화구) 이라고 하는 공원에 들렀다. 이름이 시사하는 바와 달리 운석과의 충돌로 인한 것이 아니라 화산 폭발로 인해 형성된 거대한 용암층이라고 한다. 달 위를 걷고 있는 딸래미들.
대표 농산물인 감자로 흔히 기억되는 아이다호주는 화산 폭발로 인해 생긴 특이한 지형물이 많다. 잠시 들른 얼음 동굴도 용암이 빠른 속도로 터널을 지하에 만들어 형성된 것이다. 오른쪽 아래 보이는 빨간 문이 동굴 입구다.
다리 모습이 비취는 아래가 다 얼음이며 그 깊이가 100 피트라고 한다. 영하의 온도를 유지하는 동굴 안은 긴 소매를 입고 있어도 싸늘했다.
자연이 만든 냉장고, 얼음 동굴이 유지되는 원리는 작은 출입 구멍 밑으로 동굴이 위치하기 때문이란다. 겨울에 차가운 공기와 물이 출입구멍을 통해 동굴안으로 들어가는데 동굴안의 공기보다 따뜻한 바깥 공기는는 압력의 차이로 인해 동굴 속으로 못들어간다는 것. 동굴 안의 공기는 바깥 공기가 안의 공기보다 더 차가울 때만 대체된다는 원리라고 한다.
우리의 투어 가이드 에릭이 얼음 위에 서서 설명 중이다. 얼음이 단단해서 겨울에 스케이트를 탈 정도라고 한다.
Tuesday, 21 June 2011
첫 날의 설레임- 6월 15일
여행이란 말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낯선 곳에서 선물처럼 보게 될 아름다운 풍경들, 각양각색의 지역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일상. 기대를 안고 떠난다. (사진: east oregon valley)
첫 날 묵었던 pendleton, oregon 을 뒤로 하고 한 컷 찰칵. 이 날 스탠리컵 결승전을 보기 위해 미친듯이 달려와 중계 방송 시간을 맞추어야 했다. 그런 정성도 아랑곳없이 밴쿠버가 어이없이 깨지자 남편은 울분을 토해내며 좌절했다. 17년 만의 기회가 그렇게 날라가고, 그 시각 밴쿠버에서는 폭동이 일어났다 한다. 우리 모텔방에서도 그 못지 않은 욕설과 분노가 빗발쳤다. 소박한 타운 pendleton은 그렇게 기억될 듯...
첫 날 묵었던 pendleton, oregon 을 뒤로 하고 한 컷 찰칵. 이 날 스탠리컵 결승전을 보기 위해 미친듯이 달려와 중계 방송 시간을 맞추어야 했다. 그런 정성도 아랑곳없이 밴쿠버가 어이없이 깨지자 남편은 울분을 토해내며 좌절했다. 17년 만의 기회가 그렇게 날라가고, 그 시각 밴쿠버에서는 폭동이 일어났다 한다. 우리 모텔방에서도 그 못지 않은 욕설과 분노가 빗발쳤다. 소박한 타운 pendleton은 그렇게 기억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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