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28 July 2011
41일의 로드트립- 그 끝에서
6월 15일 아침 우리는 밴쿠버에서 국경을 넘었다. 그리고 7월 2일 뉴욕에 도착했다. 다시 밴쿠버 집에 돌아온 것은 7월 25일 오후였다.
23개 주, 22개 도시를 거쳤다.
최소한의 생활 용품만을 챙겨 떠난 여행.
없으면 없는대로 살자라고 마음 먹고 나선 길.
비좁고 불편했던 공간들. 24/7 나 혼자의 시간이 없던 밀착 공간들.
긴 일정은 여행을 때로 즐거움이 아닌 데드라인을 맞춰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느껴지게도 했다.
때로 뚱해지는 내 얼굴.
때로 우락부락해지는 남편의 얼굴.
아, 여행은 이리도 우리의 모난 성격들을 극대화시키는구나, 싶었던 순간들.
머리 쳐 박고 물에 빠지고 싶었던 순간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 잡게 하는 건, 순간을 즐길 줄 아는 아이들의 모습. 일정이 어그러지면 어떤가. 날씨가 비협조적이면 어떤가. 이 작은 즐거운 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일생이 되는 것임을 아이들은 아는 듯...
힘들었지만 이 여행에서 우리 각자 월척을 낚았다고 믿고 있다. 나의 월척은....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된 것. 40년 만의 쾌척.
yellowstone park
Yellowstone Park에 입성하여 첫 번째로 본 것이 위의 Old Faithful이라는 이름의 간헐천이다. 거의 60-90분 사이에 한 번씩 뜨거운 지하수를 땅위로 분출시키는 그 정확함 때문에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더 큰 간헐천이 있지만 당최 언제 물을 뿜어낼지 모른다는 사실. Old Faithful은 이 공원에서 제일 먼저 이름이 지어진 간헐천으로 알려져 있다.
간헐천 주위에 층계식 벤취가 커다란 원형으로 준비되어 있어 사람들은 얌전히 앉아 간헐천이 터지길 기다린다. 마침내 물줄기가 뿜어져 오르면 웅성대는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쉬가 터진다. 아 감격이여. 짧기도 하다. 4분도 못 미쳐 사그라드는구나.
Lower geyser basin. 공원 안에 8개의 간헐천 그룹이 있는데 우리가 선택한 곳은 그 중 제일 간헐천이 많지 않은 lower geyser basin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고 아이들이 boardwalk를 돌면서 산책하듯 즐길 수 있는 장소였다. 더 많은 볼거리를 원한다면 upper geyser basin이나 West thumb geyser basin을 선택해야 할 듯.
물이 엄청 뜨겁고 지면이 탄탄치 않다는 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위험천만한 지면에 서서 사진을 찍겠다고 난리치는 관광객들이 있었다. 저러다가 밑으로 꺼져 들어가면 어떻게 하냐는 큰 딸아이의 걱정이 무색했다.
공원 북쪽 입구 근처에 위치한 Mammoth Hot Springs Terraces. 작은 온천들이 군집해 있는 곳으로 볼거리가 많았다.
다른 행성에 온 듯한, 신비로운 꿈을 꾸는 듯한 그것도 아니면 초현실파 그림을 보는 듯한 생경한 풍경들.
우리에게 생경한 풍경들 외에 Yellowstone park에는 정겹고 익숙한 아름다운 자연도 있다. 호수가 있고 강들이 있고 아름다운 산들도 있다.
가까이서 보기 힘든 야생동물들이 있는 곳
많은 미국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캠핑을 하며 오래 머무는 이유를 금방 알 것 같았다. 참으로 다양함이 넘치기 때문이다.
Tuesday, 19 July 2011
Mt. Rushmore and Crazy Horse
South Dakota, Mt. Rushmore에 있는 유명한 미국 대통령 조각상이다. 꽤 가까이서 볼 수 있게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다. 와싱턴, 루스벨트, 제퍼슨, 링컨 순이다.
위의 대통령 조각상을 직접 구상하고 조각한 장본인, 보글럼. 끝내 완성작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고 한다. 조각은 14년 걸렸으며 400여명의 인원이 작업에 참여했다고 한다.
마운트 러쉬모어와 가까운 곳에 비슷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바로 Crazy Horse Project. 1948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미국 원주민의 영웅, Crazy Horse의 모습을 블랙 힐 (Black Hill)이라는 산에 조각하는 것이라고. 라코타 원주민의 지도자였던 Crazy Horse는 백인들과의 전쟁을 몇 차례 승리로 이끌기도 했던 전쟁 영웅이자 그들의 정신적 지주였다고 한다.
300분의 1로 축소된 조각상이 완성된 뒤의 모습을 가늠케 한다.
암벽 위에 전체 조각 형태를 스케치한 사진.
이 프로젝트는 조각가 콜쳌 (Korczak)이 미국 원주민들의 요청으로 시작했으나 1982년에 사망하여 현재는 그의 미망인과 자식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위의 사진은 콜쳌이 만든 34분의 1 축소 모형.
사실 축소 모형의 검지 손가락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한다. 조각가 콜쳌은 원주민의 영웅이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에서 검지 손가락을 멀리 가르키는 모습을 형상화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 원주민의 문화에서는 방향이나 사물을 가르킬 때 검지 손가락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입술을 이용한다는 것. 검지 손가락을 쓰는 것은 그들에게 다분히 모욕적인 행동이기에 이것을 수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고 한다. 과연 이것을 앞으로 어떻게 풀어 나갈 지 궁금하다.
Monday, 18 July 2011
Art Institute of Chicago: 시카고 다운타운에 있는 전시회장에 아침부터 길게 줄이 섰다. 매달 첫 번째, 두 번째 수요일은 무료 관람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같이 줄을 섰다. 공짜는 참 달콤해~
파리의 거리, 비오는 날: Gustave Caillebotte. 전시회장을 들어서자 마자 우리를 반긴 작품이다. 벽 한 면을 다 차지하는 크기지만 위압적이지 않고 차분한 느낌이었다. 처음 본 작품이지만 금새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George Seurat. 크기에 엄청 놀랐다. 이 정도 크기의 작품을 점으로 채웠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큰 딸(가운데 하얀 모자 쓴 아가씨)가 관심있게 본 작품 중 하나. 남편은 소빈이의 핑크색과 노랑색이 섞인 가방을 메고 감상 중.
우리에게 친근한 르느와르의 작품도 있었다. 언제봐도 아름답다.
고호가 그린 인물화들. 자화상은 그 강렬함에 빨려 들어갈 듯 했다.
샤갈의 작품을 스테인 글래스에 옮긴 것. 늘그막에 샤갈은 스테인 글래스에 심취했다고 한다. 직접 만든 작품도 여럿 된다고.
Saturday, 16 July 2011
시카고 다운타운
미국에서 세번째로 크다는 도시, 시카고. 북미에서 제일 높은 103층 건물 윌리스 타워에서 찍은 시카고 다운타운 정경이다. 시원스럽게 레이크 미시건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Chicago Canal. 시카고 강물은 거꾸로 흐른다고 한다. 그일을 가능케한 주인공이 Chincago Canal이다. 원래 시카고 주민들은 레이크 미시간을 상수로 삼고, 오물은 시카고 강물에 버렸다고 한다. 문제는 오염된 시카고 강물이 레이크 미시간으로 흘러간다는 것.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로가 만들어졌고 수로의 깊이가 강바닥보다 깊기 때문에 호수로 흐르던 강물이 수로를 타고 역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단히 흥미진진한 역사이다.
정말 너무도 넓은 평지위에 지어진 도시다. 사방을 둘러봐도 막힌 구석이 없다.
얼핏 보면 레이크 온타리오를 끼고 개발된 토론토와 참으로 비슷하다. 하지만 토론토와 달리 원대하고 실용적인 도시 계발 계획을 실현한 도시라는 점에서 시카고는 깊은 감동을 느끼게 한다.
시카고 다운타운에 밀레니엄파크라는 공원이 있다. 대도시마다 다운타운에 조성된 공원이 여럿 있지만 밀레니어 파크처럼 다양한 볼거리, 휴식처가 즐비한 곳도 드물 것 같다. 위사진은 더운 여름 공원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크라운 파운틴이다. 물이 계속 뿜어져 나오는 두 분수대에 비디오가 설치되어 있어 재밌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밀레니엄 파크의 또 다른 관광 포인트, Cloud Gate. 2004-2006년 사이에 건축된 조형물로 168개의 스테인레스 철판을 용접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용접이 얼마나 정밀하고 완벽하게 됐는지 겉에서 보기엔 거의 거울과 다름없다. 98 톤에 이르는 이 작품은 Anish Kapoor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안에 들어가 서서 보면 일그러져 투영되는 이미지들이 참 재미있다. 제목처럼 구름이 투영된 것을 찍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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